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의 자체 청백전 6회초 1사 1, 2루에서 최주환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3루에서 아웃되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한화 이글스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예정대로라면 개막 2연전을 맞아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 찼어야 했다. 하지만 관중석은 텅 비었고, 타자들의 연습 타구 소리만 맥없이 메아리 쳤다. 같은 시간 수원 KT위즈파크도 사정은 비슷했다. 유한준 황재균 강백호 등 주전 선수가 모두 빠진 상태로 7이닝 동안 진행된 이날 청백전에서는 드문드문 들리는 선수들의 파이팅 소리가 전부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을 기다려온 타자는 물론 투수들도 선발 로테이션과 승리조 등 양적ㆍ질적으로 좋아진 상태였다”면서 “지난해보다 2, 3승 이상 더 거둘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다”라고 했다.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의 아쉬움도 컸다. 28일 SK 자체 청백전에서 팀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26)를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신고한 최정(33)은 “오늘이 개막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고, 29일 청백전에서 4이닝 무실점 호투한 장민재(30ㆍ한화)도 “캠프 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는데 안타깝다. 개막일이 정해지면 그에 맞는 일정을 다시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리그 개막 일정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4월 20일 이후’로 개막일을 미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 한 더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KBO는 4월 7일 이사회를 개최해 ‘4월 21일(화) 개막’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뒤늦게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자가 격리 조치’도 변수다. 각 구단은 이달 초 스프링 캠프를 마치면서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5개 구단(키움 LG KT 삼성 한화) 외국인 선수 15명은 미국에 남아 개인 훈련을 했다. 당시 미국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지 않았던 때였다. 이후 미국이 더 심각해지면서 22~26일까지 15명 모두 한국으로 입국했지만 KBO는 이들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강력하게 권고한 상태다. 가장 늦은 26일 입국한 키움 외국인 선수들이 실전 채비를 갖추려면 4월 말에나 가능하다.

선수들은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너무 매달리지 말자”며 팬들과의 재회를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은 팀 내 청백전임에도 몸 사리지 않으며 뛰고 굴렀다. 이날 3안타에 3도루를 곁들이며 허슬 플레이를 선보인 김민혁(KT)은 “상태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닥치는 대로 뛰었다”면서 “지금 상황은 안타깝지만, 상황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게 프로선수의 자세다”라고 했다. 한화 주장 이용규는 “이미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이 미뤄질 것을 예상했기에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고 했고, 송광민도 “팬들 앞에 다시 설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야구팬들 역시 경기장 직접 관전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팀 청백전을 지켜보며 선수들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의 청백전 생중계에는 1만5,000여명의 팬이 몰렸고, 이후 누적 시청자는 13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각 구단과 팬들은 일단 4월 7일부터 예정된 ‘팀간 연습 경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타 팀과의 경기는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 및 전력 파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습이든 실전이든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대전=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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