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마스크를 부적절하게 착용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일반 대중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게 어떤 특별한 이점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도리어 그 반대를 시사하는 증거도 있다”고 강조했다.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오히려 손이 오염될 수 있고, 오염된 손으로 마스크를 쓰면 바이러스가 얼굴 또는 얼굴 가까이로 바이러스를 옮겨 위험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그는 마스크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착용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이상의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라이언 사무총장은 일부 국가들이 마스크 부족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마스크는 일반적으로 아프거나 아픈 사람들로부터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사람들, 그리고 마스크가 정말 필요한 의료진들이 착용해야 한다는 WHO 의견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마스크 외면했던 유럽은 마스크 착용 권고
WHO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럽 일부 국가들은 그간 외면해오던 마스크 착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의료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을 사실상 권하지 않았던 독일 정부는 “마스크 사용이 모든 조치에 대한 출구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고, 오스트리아 정부는 마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오스트리아는 향후 마트 외에도 대중의 이용이 많은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인식변화는 최근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반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나섰을 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의료기관마저도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마스크 재료 부족 등으로 가격이 폭등해 사기사건이 늘고 있다면서 가짜 마스크가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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