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2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선거일이 불과 2주 앞인데도 정당이나 후보자 모두 민심의 호응을 얻으려는 정책으로 유권자 앞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등의 불이라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지적대로 이번처럼 “공약과 정책이 실종”된 선거를 떠올리기도 어렵다. 이대로 출범하는 국회가 4년간 민의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정당과 후보자의 유권자 대면 접촉이 어려운 만큼 그 대안으로 온라인을 통한 정책 경쟁이 더 구체적이고 내실 있게 이뤄질 만도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여당 계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아직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책공약집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시민당이 31일 공개한 선거공보에 실린 6대 공약은 “코로나 전쟁,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추상적 구호 일색이다. 선거법상 TV토론은 비례의원을 낸 정당만 가능한데 이런 상태로 내실 있는 정책 토론이 될지 의문이다.
이미 공약을 내놓은 주요 정당들의 정책도 전체적으로 과거 주장을 재탕삼탕한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1호 공약 ‘공공와이파이 확대’는 박근혜 정부에서 운을 뗐고 지난 대선에도 등장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앞세우는 미래통합당의 부동산 정책은 지난 보수 정부의 정책을 되살리는 것도 모자라 임차료 부담, 내집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니 한숨만 나온다.
코로나 보도에 집중하다 보니 총선 보도량이 줄어든 언론이 공약 실종을 부추기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동안 선거 보도는 비례위성정당 문제나 공천 잡음 정도가 눈에 띄었을 뿐 공약 비교 분석은 많지 않았다. 유권자 관심이 예년만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민의의 심판이어야 할 총선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려는 언론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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