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절정을 이뤄 제주의 대표 봄꽃 명소로 꼽히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 유채꽃밭이 예년보다 일찍 파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수많은 상춘객이 몰리면서 지역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녹산로를 인근 마을인 표선면 가시리 마을회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상춘객들이 몰리는 유채꽃밭을 빠른 시일 내에 갈아엎어달라고 요청했다. 유채꽃 파쇄는 통상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 이뤄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된 녹산로는 유채꽃이 약 10㎞에 걸쳐 벚꽃과 조화를 이뤄 봄철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또 연간 16만명이 찾는 제주유채꽃축제가 열려 매년 봄이면 상춘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 유채꽃축제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미 취소됐지만, 만개한 꽃들을 따라 관광객과 도민들이 몰리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가시리마을회의 의견을 전달받았다”며 “방문객 추이를 지켜본 후에 다시 논의를 거쳐 유채꽃 파쇄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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