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 고속버스와 렌터카로 신안 여행
전국 방방곡곡 봄꽃이 피건만 코로나19 때문에 축제는 물 건너갔다. 사태가 끝날 때까지 여행도 언감생심이다. 올해 ‘남도 4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된 신안군의 봄꽃놀이 4대 명소도 예외는 아니다. 선도 수선화ㆍ임자도 튤립ㆍ지도와 팔금도의 유채꽃 풍경을 전한다. 아쉽지만 ‘온라인 꽃놀이’로 즐기길 권한다.
신안군은 서울 2배 면적에 무려 1,004개의 섬이 있다고 자랑하는 ‘천사의 섬’이다. 섬마다 이동 방법도 제각각이다. 목포시와 무안군에서 연륙교로 연결된 곳도 있지만, 아직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섬이 대부분이다. 섬에 도착해도 농어촌버스가 없거나 드물게 운행하기에 대중교통 여행은 불가능하다.
서울에서 신안의 섬들까지 장시간 운전은 부담스럽다. 고속버스로 광주 유스퀘어에 도착해 렌터카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낫다. 도로 위의 일등석, 누워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한결 편히 쉴 수 있다. 광주 유스퀘어 인근에 렌터카 업체가 다수 있다.
◇형형색색 신안 봄꽃여행 ①선도 수선화
신안군 지도읍에 속하는 선도는 수선화의 섬이다. 무안군 운남면 신월항에서 뱃길로 20분 걸린다. 섬에서는 도보로 이동할 것을 권한다.
수선화는 금잔은대, 금잔옥대, 설중화로도 불린다. 주요 27개 품종과 세계의 다양한 수선화를 더해 97종, 200만 송이가 일제히 개화하는 4월이면 선도는 야외 수선화 박물관으로 변신한다. 아무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다. 꽃 향기에 취해 이곳저곳을 거닐다가 선도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상큼하다.
선도가 수선화 섬이 된 건 현복순 할머니의 공이 크다. 꽃밭 끝(반환점)에 ‘수선화의 집’이 있다. 30여년 서울 생활을 접고 선도로 이사한 할머니가 정원에 꽃과 나무를 심고, 어린 손녀를 돌보듯 정성껏 가꾸었다. 그 과정을 사진과 그림을 더해 원예일기로 꼼꼼히 작성했다. 현 할머니를 시작으로 주민들도 수선화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섬 전체가 수선화 천국으로 변신했다.
시간이 있으면 등산을 해도 좋다. 선착장에서 범덕산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지만, 지도읍사무소 선도출장소에서 자전거(대여료 2,000원)로 이동한 후 북촌마을에서 오르면 왕복 2.2km,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힘든 것은 잠시, 정상에 오르면 드넓은 갯벌과 다도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참고로 선도에는 식당이 없으니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형형색색 신안 봄꽃여행 ②임자도 튤립
임자도는 차를 도선에 싣고 가야 편하다.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5분만에 임자도 진리선착장에 닿는다. 선착장에서 튤립공원인 대광해변까지는 7km 가량 떨어져 있다. 내년 4월 점암~수도~임자 연륙교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그때는 배를 타지 않아도 된다.
대광해변은 길이 12km, 양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한적한 해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기에 그만이다. 드넓은 해변을 말을 타고 달리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임자해변승마공원(070-8285-2450)에서 말 타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튤립축제가 취소됐지만 볼거리는 가득하다. 풍차전망대와 유리튤립동산은 맛보기다. 풍차 조형물을 지나 대형 전망대에 오르면 300만송이 튤립의 향연에 정신이 아찔하다. 신안 새우란을 전시중인 유리온실과 토피어리원, 화려한 유채꽃도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튤립 외에 만구음관, 우봉 조희룡기념관, 용난굴, 전장포 새우젓 토굴 등 임자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마을 협동조합 ‘임자만났네’에서 숙박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식사는 전복톳밥을 전문으로 하는 ‘나들목맛집’을 추천한다.
◇형형색색 신안 봄꽃여행③ 지도 유채꽃
세 번째 여행지는 지도다. 섬이지만 무안군 해제면, 영광군 염산면과 다리로 연결돼 있어 육지나 다름없다. 내양마을에 이르면 노란 유채꽃이 끝없이 펼쳐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랑거리는 모습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이 모습에 반해 사진가뿐만 아니라 화가도 많이 찾는다. 식사는 낙지요리 전문식당 ‘지도횟집’을 추천한다.
◇형형색색 신안 봄꽃여행 ④팔금도 유채꽃
팔금도 역시 차로 갈 수 있는 섬이다. 압해도에서 천사대교를 건너면 암태도, 다시 남쪽의 중앙대교를 건너면 팔금도다. 유채밭은 다리를 건너 오른편 원산리에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노란 물결이 입체 영화처럼 다가온다. 일렁이는 꽃 물결에 숨이 멎을 것 같다.
팔금도까지 간다면 연도교로 연결된 자은도ㆍ암태도ㆍ안좌도의 명소도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팔금도에는 서근등대와 채일봉전망대, 안좌도에는 퍼플교와 김환기 생가, 암태도에는 동백꽃 파마머리 벽화와 오도선착장(천사대교 포토존) 등이 있다. 장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팔금도 ‘골목회식당’을 추천한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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