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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득 없어도 고액 자산가엔 재난지원금 배제 검토

입력
2020.04.01 20:24
수정
2020.04.02 0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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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성 감안해 건보료 데이터로 우선 소득하위 70% 선정

고가 부동산 소유자나 금융 자산가는 소득 없어도 지급 대상서 배제 추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대상 소득기준과 관련, 몇가지 추가점검 및 절차가 필요하다"며 "다음주 이른 시기에 세부 가이드라인 제공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대상 소득기준과 관련, 몇가지 추가점검 및 절차가 필요하다"며 "다음주 이른 시기에 세부 가이드라인 제공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재난지원금) 지급대상 기준인 ‘소득 하위 70%’를 선정하기 위해 기존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본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고가 부동산이나 거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하는 재난지원금 태스크포스(TF)는 재난지원금 수혜 대상인 소득하위 70%를 선정하기 위해, 건보료 납부액을 기본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다음주까지 선정 기준을 밝히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전국민의 소득 평가액을 단기간에 파악하기에는 건보료 납부액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보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활용할 경우 국민들의 종합적인 재산수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직장인의 경우 월급과 종합소득을 바탕으로 건보료를 부과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함께 주택과 토지, 자동차 등 보유 재산도 합산해 산정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전세를 사는 맞벌이 부부는 재난지원금을 못 받지만,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은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재난 지원금을 받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금융자산과 재산세 납부액 등에 일정 기준선을 정하고, 이를 넘는 사람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돼도 재난 지원금을 주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나 국세청의 과세 자료를 활용하면 재산세를 많이 내는 자산가를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선별해 낼 수 있다.

또 지급 대상자 선정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건보료 데이터 만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고액 자산가 등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추후에 이를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보편 지원 후, 선별 환수 방식이 오히려 정밀한 선별효과가 있다”며 정부에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개선을 권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주까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건보료 데이터를 기본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경우 형평성 논란이 생기 때문에, 재산 사항 등을 종합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을 도입하는 것을 TF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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