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때보다 4%P 늘어… 20~40대 비율은 5%P↓
60대 이상 “투표하겠다” 80% 넘어… 親통합당 성향, 판세 변수
21대 총선에 참여하는 60대 이상 유권자가 총선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60대 이상 유권자는 1,202만명으로, 20대 총선(984만명)보다 218만명 늘었다. 이번 총선 유권자 4명 중 1명 이상은 실버 유권자다. 전체 유권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7.3%로, 4년 전(23.4%)보다 3.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40대 유권자 비율은 4년 전보다 줄었다. 실버 세대가 명실상부한 ‘슈퍼 유권자’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년층의 ‘친(親) 미래통합당’ 성향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실버 유권자의 증가는 수도권 등 접전 지역 판세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보가 입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1대 국회의원 선거인(유권자) 현황’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투표가 가능한 국내외 유권자는 4,400만 4,031명(잠정ㆍ최종 수치 추후 발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가 선거인명부 작성 기간(3월24~28일)에 집계한 수치다.
60대 이상 유권자 중 60대는 644만명(전체 유권자 비율 14.6%), 70대 이상은 558만명(12.7%)이었다. 노령화 추세에 맞춰 선관위가 60대 이상 유권자를 ‘60대’와 ‘70대 이상’으로 분류해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대 유권자는 4년 전 671만명에서 680만명으로 9만명 늘었지만, 전체 유권자 중 비율은 16.0%에서 15.5%로 0.5%포인트 감소했다. 30대 유권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761만명(18.1%)에서 700만명(15.9%)으로 61만명이나 줄었다. 40대 역시 884만명(21.0%)에서 836만명(19.0%)으로 48만명 감소했고, 50대는 837만명에서 865만명으로 28만명 늘었지만, 전체 비율은 19.9%에서 19.7%로 낮아졌다. 18, 19세 유권자는 115만명(2.6%)이었다.
60대 이상 유권자의 ‘힘’은 선관위가 2일 공개한‘총선 관심도 및 투표 참여 의향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8~29세가 52.8%였고, 30대(71.3%) 40대(77.0%) 50대(73.8%)는 모두 70%대였다. 60대(83.8%)와 70세 이상(82.5%)은 80%를 넘겼다. 유권자 규모, 비율, 예상 투표율 등 모든 지표에서 ‘실버 파워’ 가 확인되는 셈이다.
60대 이상 유권자가 늘어났다는 사실 자체는 일단 통합당에 유리한 변수로 해석된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모든 세대 중 유일하게 60대 이상 유권자 사이에서만 통합당 지지율(39%)이 더불어민주당(28%)보다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45%)은 60대 이상 사이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세대별로 지지 정당이 갈리는 ‘세대 균열’ 현상이 최근 들어 완화되고 있다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우선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39.9%ㆍ통합당 전신)보다 민주당ㆍ정의당ㆍ국민의당을 등 야3당(53.7%)을 지지한 50대의 일부가 4년 만에 60대가 됐다. 실버 유권자들이 무조건 보수 정당ㆍ후보를 지지하기보다 복지 정책 등 이슈를 따져 투표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60대 이상 유권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변함없는 사실” 이라면서도“60대 이상 세대 내에서도 보수 지지 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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