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악플(악성 댓글) 및 댓글 조작 논란에 맞서기 위해 네이버가 지난달 19일부터 시행한 새로운 뉴스 댓글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 새 정책 시행 2주 만에 욕설과 비하 내용이 포함된 ‘규정 미준수’ 댓글 비율이 이전 2주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고 본인 삭제 댓글 비율도 25%가량 감소했다.
2일 네이버 데이터랩의 댓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새 정책이 발효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2주간 하루 평균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 수는 52만3,682.4개로 직전 2주(64만6,602.1개)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댓글 작성자 수는 하루 평균 22만2,682명에서 20만296명으로 감소했다.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과 프로필 사진, 댓글 작성 내역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되자 댓글 작성에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변화는 ‘규정 미준수’ 및 ‘본인 삭제’ 댓글 비율에서 나타났다. 규정 미준수 댓글이란 심한 욕설이나 비방 표현이 포함돼 인공지능(AI)이 게시 단계에서 걸러내 삭제 조치한 댓글과, 게시된 이후 다른 이용자 신고로 네이버 판단 아래 삭제된 댓글을 의미한다. 새 정책 시행 4주 전인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2주간 하루 평균 규정 미준수 댓글 비율은 0.456%, 다음 2주(3월 5~18일) 평균은 0.458%였는데, 정책 시행 후인 19일부터 2주간 하루 평균 규정 미준수 댓글 비율은 0.196%로 뚝 떨어졌다.
본인 삭제 댓글 비율도 급감했다. 그 동안은 악플을 쓴 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 이후에야 댓글을 지우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정책 변경 후에는 각자의 댓글 모음 페이지에 삭제 이력이 남기 때문에 ‘악플러’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하루 평균 본인 삭제 댓글 비율은 12.11%, 3월 5일부터 18일까지 비율은 12.10%로 엇비슷했지만, 3월 19일부터 4월 1일까지는 이 비율이 9.40%로 떨어졌다.
업계에선 네이버의 전방위적 ‘악플과의 전쟁’이 일단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악플 필터링 기술 ‘클린봇’을 도입했고, 올해 들어서는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 잠정 폐지에 이어 댓글 이력 공개 정책까지 악플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 총괄은 지난 2월 새로운 댓글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보장되는 뉴스 댓글 공간에서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되는 악성 댓글과 다양한 어뷰징 시도들이 종종 발견된다”며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댓글 본래의 순기능이 강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4ㆍ15 총선을 앞두고 이날부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2주간 중단한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자와 반대자 사이에서 불거졌던 ‘실검 조작’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다. 이 기간엔 총선 후보자명 검색 시 자동완성 및 검색어 제안 기능도 중단되며,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이용자에 한해서만 댓글을 달 수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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