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유럽 등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이동제한 명령이 가정폭력 증가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수업 늘자 온라인 채팅 아동 성범죄 증가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신종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성범죄자들이 온라인 채팅을 이용해 아동을 학대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NCA는 또 봉쇄기간 동안 어린이들에게 성적 위협을 가한 사람이 3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NCA의 아동보호 담당자인 사이먼 베일리는 “신종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아동 보호는 여전히 최우선 사항이며 우리는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롭 존스 NCA 위협리더십 담당 이사도 “온라인 트래픽이 많고 어린이들에 대한 위협이 고조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범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 많아지면서 가정폭력 증가
프랑스에서는 전국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지난달 17일 이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대폭 늘었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프랑스 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32% 가량 늘었고, 파리에서만 36% 증가했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여성인권단체인 ‘DC세이프’는 최근 2주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린란드는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동금지 기간 동안 술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그린란드 보건당국은 “불행하게도 최근 몇 주 간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며 “부모의 지나친 음주는 가정 내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말했다. 그린란드 당국의 술 판매 금지 조치는 이달 15일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방심금물.. 가정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 늘어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는 동안 112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줄었지만, 가정 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늘었다. 지난해 1월20일부터 4월1일까지 ‘가정 내 아동학대’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1,708건인데, 올해는 1,891건으로 증가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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