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에 이어 5일 배민 언급하며 입장 내
일부 비판에 “도지사 바보아냐” 일축
이재명 경기지사가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를 막겠다는 입장을 또 다시 내놓았다. 하루 전과 달리 직접 ‘배달의민족’을 언급한 터여서 이 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사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플랫폼기업 횡포 해결방안 고민할 때, 경기도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 글에서는 한 방송의 보도를 공유하며 우회적으로 배달앱(배달의민족)을 비판했지만, 이날 올린 글에서는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면서 소상공인들이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사는 글에서 “보통, 규모의 경제는 한계비용 때문에 무제한적일 수 없는데, 기술혁명으로 디지털경제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수렴해 규모의 경제가 수요가 있는 한 무제한일 수 있게 됐다”며 “대표적인 것이 플랫폼경제인데, 일단 대규모 플랫폼이 완성되면 이용자 증가에 따라 수익은 비례해 늘지만 비용은 거의 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기 용이하고, 이를 이용한 과도한 이윤추구가 쉬운 구조”라고도 했다.
이어 “모두가 어려운 시기,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 몰고 있다”며 “정부의 기능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유지하는 것이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독점과 힘의 횡포를 억제하는 것은 의무”라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아니라 지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기관의 책무이라는 게 이 지사의 주장이다.
특히 이 지사는 ‘배달의민족’ 횡포에 대한 대책으로 많은 분들이 제안을 해 주셨다며 △배달앱은 기술혁신 아닌 단순 플랫폼에 불과하므로 이미 군산에서 시행중인 ‘배달의 명수’처럼 공공앱 만들기 △이를 협동조합 등 사회적기업에 맡겨 운영, 민간 앱기업들이 경쟁의 효능을 잃지 않게 하기 △배달기사(라이더)를 조직화하고 보험 등 안전망을 지원해 주문 배달 영역의 공공성, 취업 안정성, 소상공인 보호를 동시에 도모해 달라는 것 등 모두 3개의 내용으로 요약했다.
일부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이 지사는 “일부에서 ‘방역할 시간에 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느냐’, ‘공산주의자냐’ 등의 지적이 있었다”며 “경기지사가 한 번에 하나밖에 못하는 바보도 아니고 이 정도 멀티플리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독과점 기업 해체명령까지 하고 있으니 공산주의라는 주장은 논박할 가치도 없다”고도 했다
그는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공공앱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며 “공공앱을개발에 나설 경우에 대비하여 강임준 군산시장님과 통화하여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사용을 동의받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대표적 전문가인 이용우 전 대표님에게 관련 전문가 추천과 도움도 받기로 했다”며 “내일(6일) 오후 관련 부서와 산하기관들과 긴급회의를 통해 현황을 정확히 점검하고, 공공앱 개발 등 대응방침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월 도민 1,100명을 대상으로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3개 배답앱 업체 합병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응답자의 72%는 ‘시장을 독점할 경우 수수료 인상,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합병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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