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이 7일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도쿄 탈출’이라는 해시태그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두고 일본 누리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도쿄 거주자들이 고향이 있는 지방으로 이동할 경우 새로운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는데 오히려 아사히신문 보도가 도쿄 탈출을 부추기고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먼저 아사히신문이 ‘#도쿄 탈출’을 보도하기 전 트위터 등에는 관련 해시태그가 많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뉴스 검증 해설자라고 소개한 후와 라이조오(不破雷蔵)는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도쿄 탈출을 살펴보니 3월 말에 조금 늘어난 정도였고, 내용상 코로나19와 관계없는 것들도 있었다”며 “기사가 공개된 오전 5시 이후인 오전 7시가 넘어서야 급속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는 맞지만 도쿄 탈출 해시태그는 아사히신문이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don****)도 “30년 전 오염된 산호초 사진을 조작했던 신문”이라며 “도쿄 탈출 해시태그는 그 최신작”이라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 보도가 오히려 도쿄 탈출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타카하시 아키코(高橋暁子) IT저널리스트는 앞서 일본에서 일어났던 화장지 사재기 현상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마스크와 같은 재료로 휴지를 만들어 품절된다는 루머 때문이 아니라 이를 바로잡으려는 선의의 트윗이 확산되면서 영향을 줬다”며 “도쿄 탈출 해시태그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험 삼아 신칸센 좌석 예약 상황을 몇 가지 살펴보았지만 꽤 비어 있었다”며 “이러한 언론 보도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미디어가 도쿄 탈출을 부추기면서 의료를 붕괴시키고 아베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사운을 건 것으로 보인다”(@mur****), “실제 신주쿠 버스터미널은 비었다. 이런 기사는 불안을 부추기고, 노인들에게 역시 젊은이들이 문제라는 얘길 듣게 한다.”(@Sh***) 등의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지방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았다. “피난 목적으로 잠복기에 있는 사람이 지방을 방문하면 감염이 확대되는 게 문제”(siro****), “개학도 하지 않고 일도 없는 상황에서 도시에 있을 필요가 없으면 조금이라도 안전한 땅에 가고 싶은 기분은 알지만 그렇게 되면 코로나19는 언제까지라도 끝나지 않을 것”(n***) 등의 글도 올라왔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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