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고고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 호크’ RQ-4가 속속 한국군에 인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정부 및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글로벌 호크 2호기가 금명간 한국 공군에 인도된다. 이어 다음주 3호기도 공군 기지에 도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지난해 12월 1호기가 착륙한 경남 사천시 인근 공군기지에서 2, 3호기를 잇달아 맞이한다. 이들의 정상적인 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미국 인력은 이미 공군기지에 들어가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11년 약 1조1,000억원을 들여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글로벌 호크 4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한 대도 연내 도입을 목표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미 대사관 측은 이번 글로벌 호크 2, 3호기의 한국 도착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식화하려 했지만 국방부 측이 “고급 정찰 자산의 민감성을 감안해 달라”며 만류해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가동해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정찰위성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작전 반경이 3,000㎞에 달하고 32~40시간 연속 작전을 펼칠 수 있어 사실상 24시간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다.
글로벌 호크가 모두 전력화하면 군의 대북 감시ㆍ정찰능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 지역의 영상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ㆍ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군은 정찰위성 등을 보유한 미군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해 13차례에 이어 올해 4차례 등 총 17차례에 걸쳐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해 기습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의 사전징후 탐지도 용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F-35A 스텔스 전투기와 글로벌 호크의 한반도 도입에 예민한 까닭이다.
군은 연말쯤 제한적으로 글로벌 호크를 작전 비행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공군은 글로벌 호크를 운용하는 정찰비행대대를 창설하고, 지난해 12월 글로벌 호크 1호기 인수 후 조종사와 센서통제사 및 정비사 등에 대한 교육을 한미 양측에서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가 군 전력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잡는 건 4대가 모두 도입돼 전력화하는 내년으로 예상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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