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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희생과 방역 노력에 찬물 끼얹은 일탈적 향락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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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희생과 방역 노력에 찬물 끼얹은 일탈적 향락 행태

입력
2020.04.0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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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업소에서 흥청대다 확진, 집단감염 위험

국민 고통과 정부 권고 무시, 일벌백계 당연

일상 복귀 위한 고통 감내 의지 흔들리면 안 돼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입국금지조치 강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입국금지조치 강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한 대형 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종업원만 100명이 넘고 손님 종업원 등 자가격리자만 116명에 달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전 국민이 방역 전선 사수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격한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한 만큼 해당 업소와 이용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법적 조치, 업소 이용자들의 조사 협조는 필수적이다.

대형 유흥업소에서의 확진자 발생은 충분히 사전 예방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다.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감염병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종교ㆍ유흥시설의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가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손님과 여성 종업원이 붙어 앉아 음주가무를 하는 이런 업소에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지난달말부터 유흥주점, 클럽, 콜라텍 등 2,146개 업소를 현장 점검한 결과, 20%가량인 422개 업소가 휴업 권고를 외면한 채 영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대표적 유흥가인 강남의 대형 룸살롱 등에는 최근까지 하루 300~400명의 손님이 몰리는 등 불야성을 이뤘다고 한다. 특히 이들 업소는 연예인, 운동선수, 고소득 전문직 등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비상 시기에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은 아랑곳없이 향락을 즐긴 이들의 무신경함은 기가 막힌다. 이에 서울시는 8일 영업 중인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 즉 사실상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뒤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들 업소들은 업주들끼리 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등 비밀리에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를 전체의 3~5% 수준으로 낮추고 하루 신규 확진자를 50명 이내로 유지하면 국내 의료체계가 코로나19 사태를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조금만 더 고삐를 죄면 일상으로의 복귀도 멀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날 경제적 후폭풍이 예상됨에도 우리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에 대해 사증면제와 무사증입국을 잠정 중단키로 하는 등 사실상 준(準) 국경봉쇄를 단행한 것도 일상 복귀를 앞당기기 위해선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쓰겠다는 의미다. 작은 감염의 불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국민들의 의지와 인내심이 흔들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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