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한국리서치 총선前 마지막 여론조사]
양당 오차범위내 접전… 정의당 10.3%로 반등, 열린민주당 8.5%
與 지지자 48% “비례당 창당 반대” 통합당 지지자 64% “찬성”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비례 1당 지위를 놓고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 2일 조사에서 한 자릿수(8.2%)에 그쳤던 정의당의 정당투표 지지율은 10.3%로 반등했고, 열린민주당도 2.3%에서 8.5%로 수직 상승했다. 국민의당은 3.6%였다. 각 당의 지역구 의석 확보 숫자를 0이라고 가정할 때 비례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은 17석, 미래한국당은 15석, 정의당은 7석, 열린민주당은 6석, 국민의당은 2석 안팎을 얻을 수 있는 수치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불어시민당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23.1%였다. 미래한국당은 20.1%로 집계됐다. 3월 조사에 비해 각각 2.1%포인트,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거대 정당이 비례대표를 독식할 수 없도록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취지를 훼손하는 ‘꼼수 경쟁’이란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비판을 감수하고 가능한 많은 비례의석 확보를 하겠다던 두 당의 전략이 결과적으로 먹히고 있는 셈이다.
두 위성정당의 지지율 격차(2.0%포인트)는 ‘본체’인 민주당(42.4%)과 통합당(25.7%)의 지역구 투표 지지율 차이(16.7%포인트)보다 훨씬 작았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 밝힌 응답자 중 절반(49.2%) 정도만 정당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을 찍겠다 답했기 때문이다. 14.6%는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에 표를 주겠다 했고, 9.3%는 정의당을 택했다. 이는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분할투표’ 정도에 따라 비례의석 확보 숫자가 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통합당 지지자들은 미래한국당으로 결집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10명 중 7명(69.9%)이 미래한국당에 표를 주겠다고 했다.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한국경제당 등 통합당의 ‘제2 위성정당’을 자처하는 정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통합당 지지자 비율은 다 합쳐 1%도 되지 않았다.
더불어시민당을 향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은 위성정당 창당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이 높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래한국당 창당 평가 질문에 통합당 지지자 64.0%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불어시민당 창당에 ‘반대한다’(48.0%)는 답변이 ‘찬성한다’(41.9%)보다 많았다. 통합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했다’고 보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통합당의 꼼수에 꼼수로 맞선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국민의당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지지율이 3.6%로 3월 조사(1.0%) 때보다 오르긴 했지만, 득표율 3%가 넘어야 비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석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투표할 정당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13.5%)거나 ‘모름ㆍ무응답’(5.0%)으로 답한 비율이 24.7%나 되는 만큼, 남은 기간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전체 판세가 뒤바뀔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ㆍ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4월 7, 8일 이틀간 조사했다. 안심번호를 바탕으로 한 유ㆍ무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을 사용했고, 응답률은 13.3%(총 7,513명과 통화해 유선 185명, 무선 815명 등 1,000명 응답완료)였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권역ㆍ성ㆍ연령별 셀 가중 방식으로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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