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벙어리’ 발언 문제 삼아 장애인단체 항의도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며 엎드려 호소했다.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의 표심에 빨간불이 켜진 걸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쉽지 않다. 거대 여당을 견제할 힘이 부족하다”며 “나라를 위해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도와달라”고 했다. 황 후보는 최근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을 인식한 듯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컸으나 지금까지 저와 당의 모습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종로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올인 하겠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이겨내되 또 국민의 여망을 모아 크게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엎드려 부탁드린다”고 말한 후 신발을 벗고 절을 하며 바닥에 10초가량 엎드렸다. 일어나서는 두 손을 들고 “종로구민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큰 소리로 외치고 다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
황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받들어 새 정치를 하겠다. 구태 정치가 아니라 새 정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다시 허리를 숙였다.
이날 과거 황 후보의 ‘벙어리’ 발언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는 장애인단체 회원들도 기자회견 현장에 나타나 황 후보 지지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찾아온 전국장애차별철폐연대(장차연) 회원들이 지난해 8월 황 후보가 당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 버렸다”고 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해, 휠체어를 탄 활동가와 황 후보 지지자가 충돌하기도 했다. 황 후보는 장차연 회원들에게 다가가 당시 발언에 장애인 비하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장차연 회원들은 “정식으로 사과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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