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시간 확보와 섬나라라는 지리적 이점
높은 코로나 검사 비율에 확고한 리더십의 결합
9일 기준 뉴질랜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는 단 1명. 이날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와 감염 추정자 29명을 포함해 총 확진자는 1,239명으로 4일 연속 감소했다. 입원 중 환자는 14명, 회복한 사람은 317명에 달한다.
인구 500만명의 작은 섬나라 뉴질랜드가 이동제한조치(록다운)를 취한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지금까지는 뉴질랜드의 대처 방식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성공적으로 보인다고 미 방송 CNN이 10일 보도했다.
CNN은 코로나19를 대처하는데 뉴질랜드의 강점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지리적 특성을 꼽았다. 뉴질랜드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건 2월28일, 사망자는 한 달여 후인 3월29일 발생했다. 정부 대응책 마련에 조언을 해 온 마이클 베이커 오타고대 보건부 교수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해 검토할 시간을 확보했고, 중국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나라로부터 지리적으로 떨어진 섬나라라는 것이다. 오클랜드대 미생물학자 수지 와일스는 “뉴질랜드가 섬나라라는 점이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데 이점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뉴질랜드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따로 있다는 게 베이커 교수의 설명이다. 뉴질랜드의 코로나 대책은 과학의 발전과 리더십의 결과라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현재까지 실시한 코로나19 검사는 5만1,165건에 달한다. 뉴질랜드보다 인구가 13배에 달하는 영국이 26만건을 실시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검사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저신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도 빛났다는 평가다. 아던 총리는 경제보다 사람의 생명에 가치를 두고 코로나 위협에 대처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 아던 총리는 지난다 14일 해외로부터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자가 격리토록 한 데 이어 19일에는 외국인 입국을 아예 막았다.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8명이 모두 해외 국적자였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달 25일 자정을 기해 학교와 공공시설, 대부분의 업체가 문을 닫고 모든 국민들이 자택에 머무는 4주간의 봉쇄에 들어갔다. 와일스는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집중 케어실이 많지 않다”며 “총리가 봉쇄 정책을 빠르게 시행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질랜드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지 않은 데에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확진자와 감염 추정자의 25%가 20세~29세, 15%가 30~39세에 해당한다.
이처럼 긍정적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뉴질랜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던 총리는 지난 6일 “전국 봉쇄령을 조기에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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