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검사과정서 제공… “골판지가 바이러스 어떻게 막나” 비판 쏟아져
일본 수도권 관문인 나리타(成田)공항이 로비에 설치한 ‘골판지 대기소’가 누리꾼들의 입길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외입국자들을 임시 격리하면서 로비 한가운데 골판지로 만든 간이침대에 머물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나리타 공항 로비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입국한 수 십명의 사람들이 로비에 설치한 골판지 침대에서 잠을 청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공항은 해외입국자들에 대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틀 동안 공항에 머물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인 누리꾼들은 얇은 골판지의 방역 효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도저히 선진국의 대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기서 자다가 감염되는 사람도 나올 것 같다”고 비판했다. “왜 입국자를 위한 임시 숙박 시설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냐”며 일본 정부의 대응 수준을 지적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일본은 지난 1월에도 골판지 침대를 활용하려다가 곤욕을 치렀다. 올해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친환경적 소재라며 골판지로 만든 침대를 제공할 방침을 밝혔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침대는 폭 90㎝, 높이 40㎝에 약 2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엉성한 디자인으로 선수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