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인근에서 발생한 지하철 탈선 사고 열차는 24년 된 ‘노후열차’로 확인됐다. 사고 열차는 정비 편의를 위해서 상태가 제각각인 객차들을 짜깁기해 편성한 ‘짬뽕’ 열차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파악 중이나 열차의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날 탈선 사고를 낸 열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1x83’ 편성으로 1996년 도입돼 운행을 시작했다. 도입 초기에 6량으로 운행됐으나 2004년부터 다른 편성의 객차가 추가되면서 10량으로 변경됐고, 사고 전까지 서울 용산과 동인천 사이를 오가는 급행으로 운영돼 왔다. 해당 열차의 기대 수명은 25년으로, 2021년 이후 교체가 예정돼 있었다. 코레일은 이 같은 노후 전동차만을 급행으로 따로 편성해 용산~동인천 구간에 집중 투입해 왔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확인한 열차 상태는 한마디로 ‘누더기’였다. 차체의 외장 곳곳이 벗겨지거나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고, 삭아버린 차체에선 녹물이 흘러내렸다. 심하게 뒤틀린 채 선로 위에 멈춰선 열차는 처참해 보이기까지 했다. `
한국일보는 지난해 4월 ‘깨지고 벗겨진 ‘누더기’ 지하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보도를 통해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현재 사고 복구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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