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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코로나 사태에 학생 노린 ‘온라인 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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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코로나 사태에 학생 노린 ‘온라인 사기’ 기승

입력
2020.04.19 10:00
수정
2020.04.19 19:3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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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의 초등학교가 개학한 7일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도시 지역 학교들은 고3과 중3 수험생을 제외한 대부분 학년의 개학을 미루면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의존하고 있다. 화이안=AFP 연합뉴스
중국 장쑤성의 초등학교가 개학한 7일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도시 지역 학교들은 고3과 중3 수험생을 제외한 대부분 학년의 개학을 미루면서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의존하고 있다. 화이안=AFP 연합뉴스

중국 장시성 지우장시에 사는 고1 학생 샤오(小ㆍ16)양은 지난 7일 어머니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마친 뒤 큐큐(QQㆍ메신저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자신의 QQ번호에는 생소한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클릭했더니 ‘100위안(약 1만7,000원)을 내면 1,000위안을 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샤오 양은 무슨 횡재인가 싶어 돈을 보냈다. 상대방은 “접속자가 너무 많아 행사가 끝났다”며 “대신 500위안을 내면 5,000위안을 받는 기회가 2개 남았다”고 꼬드겼다.

이에 400위안을 추가로 송금하자 “잠시 기다려 달라”면서 “9,888위안을 지불하면 5,000위안을 더해 1만4,888위안을 받는 행운의 돈봉투가 3개 남았는데 어떻겠느냐”고 액수를 높였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다시 돈을 송금했고 “2,888위안을 충전해야 수령할 수 있다”는 안내가 돌아왔다. 샤오 양은 미심쩍었지만 부모에게 이야기하면 혼날 것이 뻔해 어쩔 수 없이 돈을 계속 보냈다. 이런 식으로 불과 2시간 만에 송금액은 3만위안(약 520만원)을 넘어섰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아버지가 딸을 이끌고 공안으로 뛰어가 신고했지만 사기꾼 계정은 이미 폐쇄된 뒤였다.

중국에서 학생들을 노린 온라인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도시 학교의 경우 입시를 앞둔 고3ㆍ중3을 제외한 상당수의 개학이 미뤄져 집에서 단절된 상태로 인터넷 수업을 듣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메신저 대화방에서 교사를 사칭해 교보재 구입 명목으로 돈을 뜯거나 △투자액보다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송금을 유도하고 △허위로 쇼핑이나 게임 아이템 구매를 부추기는 등 온갖 수법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 사기 건수도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기간 당국에 검거된 인터넷 사기는 2,718건으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당시보다 8배나 증가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리 아이가 휴대폰 클릭 몇 번으로 수천~수만위안을 사기 당했다”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왜 이렇게 온라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걸까. 전문가들은 감염병으로 사람간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인터넷을 통한 접근은 평소보다 피해자의 신뢰를 얻기에 더 수월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 터라 물건 구매나 금전적 이득에 대한 개인의 열망이 훨씬 강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휴대폰은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친숙한 도구여서 이를 표적 삼아 사기꾼이 활개친다는 것이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아이들을 상대로 벌이는 사기 행위는 위해성이 큰 만큼 더욱 엄중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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