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해를 넘겨 끌어 온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급감해 ‘수출절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내수 시장에서 신차 판매를 올려 수출 감소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2019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7,813명의 조합원 중 7,233명(투표율 92.6%)이 참여해 53.4%에 해당하는 3,86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르노삼성차 노조도 14일 2019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열고, 70.2%의 찬성을 얻어 가결시켰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해를 넘기는 임협 교섭 과정에서 총파업, 직장폐쇄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노사가 생존을 위해 양손을 맞잡게 됐다. 한국GM은 미국 GM본사로부터의 구조조정 위기에서 한 발짝 멀어졌고, 르노삼성차는 XM3 수출 물량 배정에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한국GM은 임협 타결을 계기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생산ㆍ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3,187대 팔리며 한국GM의 ‘베스트 셀링카’로 자리잡았다. 수출 물량도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은 1만4,897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 역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계약 2만대를 넘어선 XM3를 앞세워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만 그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경색돼 당분간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한국GM(-31%)과 르노삼성차(-62.8%)는 수출 물량이 대폭 줄면서 국내외 전체 판매량도 각각 24.4%, 27.6% 줄어든 상황이다. 6개월 내로 돌아오는 올해 임단협 교섭도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르노삼성차 모두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인 만큼 해외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 경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좋지 않으면 임단협 교섭도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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