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나는 그 중 하나인 충남 서산시 용비지(용유지)를 찾았다. 예년 같으면 제방을 가득 메운 인파로 붐비는 장소였지만, 올해는 찾는 이가 없어 썰렁했다. 새벽녘 저수지에 여명이 밝아오고 주변의 경관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제껏 보지 못했던 봄풍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때 나는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해가 산 넘어 떠오르고 따라온 바람이 호숫가에 물결을 만들어 반영이 사라지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 또한 한바탕 꿈이었다. 그러나 내가 본 봄은 고스란히 사진에 남아있다.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봄이지만 내년에 다시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고 남겨진 꽃향기에 취해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