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 180석 발언’ 손해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정의당 공천 혹평… 차명진에겐 “그런 친구 둔 적 없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와 접전 끝에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부산 부산진구갑)ㆍ박수현(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ㆍ남영희(인천 동구미추홀구을) 후보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범진보 180석 발언’ 때문에 이들이 선거에서 손해를 봤을 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17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낙선한 후보자들이 제 발언을 통합당에서 이용했던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다툴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낙선한 후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는 서병수 후보에 3.5%포인트 차이로, 박수현 후보는 정진석 후보에게 2.2%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남영희 후보는 무소속 윤상현 후보에 21대 총선 최소표차인 171표 차이로 석패했다.
유 이사장은 “(앞으로)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이나 시사토론, 인터뷰, 이런 것 하지 않겠다.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띔 받은 적이 없고, 제 말은 개인적 견해”라며 “제가 집권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악용 당할 때의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출연했던 JTBC ‘썰전’ 프로그램과 관련해 “4년 전 방송할 때는 거짓말도 했다. 그때는 민주당 분들과 수시로 정보공유가 될 때였다. 새누리당이 이대로 가면 180석 근처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렇게 절대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지금 고백하지만, 비평가로서 옳은 것은 아니다. 정치비평가가 특정 정치세력과 얽혀있을 때는 이런 것이 많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한때 통합진보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정의당의 공천에 대해선 혹평했다. 그는 “솔직히 시민들을 무시하는 공천을 했다. 비례대표 면면을 보고 찍는 건데 좀 그랬다”며 “의석이 적어서 (심상정) 당 대표가 울고 있는데 안됐지만 저도 마음이 아프다. 짚을 건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자신을 비판한 유 이사장에게 “우리 친구잖아. 매정하구나”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친구 아니다. 그냥 아는 사이지, 전화번호도 없다”며 “나보고 친구라고 하지 말라. 그런 친구 둔 적도 없고 친구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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