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채용 과정은 적법”… 제도 개선 검토 방침
이명박 정부 당시 인터넷에 정치적 댓글을 다는 등 ‘댓글 공작’에 연루된 국군사이버사령부(현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군무원 2명을 다시 경력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 직할부대인 사이버사는 지난해 9월 군무원 신규ㆍ경력 채용을 통해 5급 A씨, 6급 B씨를 경력직으로 임용했다. 두 사람은 사이버사의 댓글 게시 등을 통한 여론 조작 활동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 결과 A씨는 2012~2013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정치 관련 글을 수차례 유포했다. A씨는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도 정치적 댓글을 달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군 수사당국은 동종 전과가 없고 상부 지시에 따라 정치 관여 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해 A씨를 상대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B씨 역시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 댓글을 달아 정치적 의견을 나타냈다는 이유로 기관장 구두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두 사람은 국군정보사령부로 옮겨 군무하던 중 사이버사 군무원 경력 채용에 응시해 합격했다. 이들이 주도해 댓글 공작을 하지는 않았지만, 범죄 연루자가 재채용된 데 대해 ‘제 식구 챙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행 법령상 기소유예나 구두 경고를 이유로 채용을 제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접은 블라인드로 진행됐고, 두 사람이 징계를 받은 서류 및 처분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대법원은 사이버사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의 금고 2년형을 확정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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