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가 기소 움직임에 돌연 취하… “항소 외면한 검찰 탓” 비판론
텔레그램 성 착취 공유방의 창시자인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했던 닉네임 ‘켈리’ 신모(32)씨가 돌연 항소심 재판을 포기해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이를 두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구속된 이후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 추가 기소하려 하자 급히 재판을 끝내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은 지난 17일 ‘켈리’로 알려진 신씨가 항소 취하서를 제출함에 따라 재판을 종결했다. 이로써 신씨에게는 1심 형량인 징역 1년이 확정됐고,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된 그는 1심 형량 종료를 5개월 앞두고 있다.
앞서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지난 16일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신씨는 22일 오전 11시 춘천지법에서 항소심 속행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신씨가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재판은 종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신씨는 지난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약 9만 1,800개를 저장, 이 가운데 2,590여개를 텔레그램에서 판매해 2,500만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각 3년간 취업 제한, 이익금 2,379만원에 대한 추징을 함께 명령했다.
하지만 신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하면서 재판이 재개됐다. 검찰은 당시 항소를 하지 않았다. 검찰은 “기소 당시 n번방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자료가 없었던 데다, 음란물 제작에 관여한 것이 확인되지 않은 점, 범행을 자백하고 음란물 유포자 추적에 대한 수사에 협조한 점을 들어 항소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가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작 징역 1년형을 선고 받는 것으로 재판이 종결되면서 항소를 포기한 검찰에 대한 비판론도 일고 있다. 이에 검찰은 “추가로 확인된 혐의에 대해 별도의 기소를 통해서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날 대법원 중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ㆍ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청소년성보호법 11조)에 현재보다 더 중한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설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청소년성보호법 11조는 n번방 사건에 연루된 범죄자들에게 적용된 주요 법 조항이지만, 양형기준이 따로 설정돼 있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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