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주재 AP와 AFP 통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술 후 중태’ 소동 다음날인 22일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과 평양의대 학생들이 발열 검사를 받으며 등교하는 사진 여러 장을 보도했다. 그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대학생들의 등교와 대면수업 장면을 외신에 적극적으로 공개한 것은 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에 대한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복수의 북한 매체가 코로나19 여파로 이어져 온 ‘방학 연장’ 조치를 북한 당국이 해제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등교를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루어 이날이 두 대학의 개강일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아직 초ㆍ중ㆍ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온라인 수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한의 상황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사진에 등장한 김책공대는 김 위원장과 인연이 깊다. 21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직후 조선중앙통신은 그에 대한 언급 없이 김 위원장이 “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사 리시흡에게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책공대 과학담당 부총장을 지낸 리시흡은 과거 유라시아 철도용 신소재 중량 레일을 개발해 김정일상을 수상한 ‘로력 영웅’이다. 유라시아 철도는 김정일의 생전 숙원사업이었고, 아버지의 과업을 이어받은 김 위원장 역시 김책공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당시에는 김책공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이 대학 총장 홍서헌에게 투표하기도 했다. 평양의대는 김 위원장이 다닌 김일성종합대학 소속이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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