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양자간 미래관계 2차 협상이 또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6주간 연기됐던 일정이었으나 성과는 없었다. 예정된 협상 기한이 올해까지로 한시가 촉박하지만 “실망스러운 대화”였다는 게 EU 협상자의 설명이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전날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일주일간 화상회의로 진행된 영국과의 2차 협상 결과에 대해 “실망스러운 대화였고,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해 EU 탈퇴를 최종 결정했으나 올해 연말까지 전환기를 갖고 있다. 무역 등 분야에서 현재는 변화가 없으나 올해 안에 미래관계를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양측 모두 큰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U 측은 영국이 일종의 체리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고르는 태도)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당장 경제적 이득이 큰 상품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고 관련 법적 감독 기준, 안보문제와 어업 관련 협력 방안 등을 등한시 한다는 주장이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모든 쟁점의 진전이 필요하다”면서 한 분야만 협상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권, 기후보호, 보조금 등 모든 쟁점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서 EU 기준을 따를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측은 EU와 캐나다가 합의한 자유무역협정과 유사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한 취지에 맞게 더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코로나19가 팽팽한 긴장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유례없는 경제 위기가 예고된 상황에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긴 무리기 때문이다. DW는 “영국 내에 EU 탈퇴 지지자들마저도 EU와의 관계가 합의 없이 무너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협상 기한 연장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미래관계 협상 기한 연장안에 EU와 달리 부정적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영국 경제가 얼마나 수축될지에 따라 영국의 EU 협상태도도 달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영국 측은 이번 협상이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양측간 이견을 좁히는 데는 큰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6월 정부회담 전에 미래관계 협상 일정은 두 번 남았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