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양정숙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부동산 실명제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 사과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당선자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 검증 과정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양 당선자는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5번으로 공천받았다가 더불어시민당으로 파견됐다. 이후 비례대표 15번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민주당은 당 입장에서 최초 검증 작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당 관계자는 “(시민당으로 파견되면서) 2일 만에 50명을 검증해야 했고, 현실적으로 꼼꼼히 살피기 어려웠다”면서도 “그 전에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됐었고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해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
양 당선자의 자발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송 대변인은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이 어느 하나 제대로 해명되고 있지 않다”며 “본인 스스로 당선자 신분에서 사퇴하는 것만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부터는 비례대표 검증에서도 엄밀한 잣대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자성을 당내에서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를 열어 양 당선자에 대한 제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수장학회 임원 취임 관련 허위자료 제출 의혹, 세금 탈루를 위한 명의신탁 의혹 등에 대한 법적 대응 방식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20대 총선 때(약 49억원)보다 43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재산 증식 과정에서 가족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양 당선자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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