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어린이날 앞두고 일문일답
“확진 친구와 가까이 지내도 되나요?”
“퇴원한 친구는 감염력이 없어 괜찮아요”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면 안 되나요?”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데 가까이 지내면 안 되나요?”
“코로나19에 걸리면 몸에 흔적이 남나요?”
시종일관 엄숙ㆍ진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자회견장에 모처럼 봄볕 같은 생기발랄한 질문이 넘쳤다.
내달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정례 브리핑을 ‘어린이 특집’으로 진행했다. 6세 유아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어린이들이 질문하면 전문가들이 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과 최은화 서울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김예진 성균관대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아이들은 영상으로 질문을 보냈다.
생일파티를 해도 되냐는 질문에 김예진 교수는 “어린이들한테 생일파티는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먼저 공감을 표한 뒤 “그러나 당분간은 영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다든가, 영상 파티를 하는 새로운 생일파티를 해보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진자 친구와 가까이 지내도 되냐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 질문에 정은경 본부장은 “병원에서 그 친구가 감염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퇴원시키기 때문에 친구를 만날 때는 감염력이 없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왕따를 시키거나 따돌림을 하거나 놀리거나 기피하지 말고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맞아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 후유증으로 흔적이 남냐는 질문에 김예진 교수는 “흉터가 생기거나 피부색이 변한다든가 하는 흔적이 남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혈액에 면역항체들이 남는데, 이것도 흔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은경 본부장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정 본부장은 “학생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하고 싶다고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며 “지금부터 하고 있는 공부를 충실히 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꼭 질병관리본부에 와서 같이 일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대하겠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신종 코로나에 잘 안 걸리고 걸려도 증세가 가벼운 게 사실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최은화 교수는 “대한소아감염학회 주도로 전국 18세 미만 확진자 91명의 임상 증상을 분석한 결과 22%는 전혀 증상이 없고, 24%는 중간 정도의 증상이 있었고, 54%는 아주 가벼운 증상만 있었다”며 “현재까지 자료로 보아 소아ㆍ청소년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게 온다는 것이 맞지만 환자 발생이 많았던 나라에서는 중증이나 치명적 환자가 보고된 사례가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국내 18세 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총 507명으로 전체 확진자(1만761명)의 4.7%를 차지했다. 감염경로는 신천지 관련이 41.6%(211명)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0~6세 17%(86명), 7~12세 24.7%(125명), 13~18세 58.4%(296명)이었다. 사망자와 중증환자는 없었고 82.6%(419명)가 격리 해제됐다.
이날 국내 전체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9명 증가한 1만761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수는 12일째 1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은 방역 사각지대로 꼽히는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와 노숙인 규모를 40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들에 대한 선제적 진단검사 시행 방안을 내달 초 발표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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