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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첫날 제주는 마스크 낀 관광객들 ‘북적’... 골프장 예약 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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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첫날 제주는 마스크 낀 관광객들 ‘북적’... 골프장 예약 대기까지

입력
2020.04.30 12:18
수정
2020.04.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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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한적으로 완화한 가운데 황금연휴가 시작된 3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이 관광객들의 발길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한적으로 완화한 가운데 황금연휴가 시작된 3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이 관광객들의 발길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황금연휴인 첫날 30일 오전부터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은 제주 여행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관광객들은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까다로운 특별입도절차를 거쳐 공항 밖으로 나왔지만, 불편한 기색 없이 들뜬 표정으로 여행길에 나섰다. 다만 관광객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낀 채 이동하는 모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바꾼 제주 관광의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제주를 찾은 대학생 김모(24)씨는 “항공기에서부터 승무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제주에 도착해서도 발열검사 등 평소와 다른 상황들이 이어졌지만 불편함보다는 오랜 만에 여행을 한다는 기쁨이 더 크다”며 “제주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등 조심스럽게 여행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만6000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이날 이른 아침부터 도내 관광지와 골프장 등에도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관광 행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도내 관광지 중 박물관 등 실내 관광지보다는 숲길이나 오름, 해변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더 많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동남아 등 해외로 빠져나가지 못한 골프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날 도내 28개 골프장 예약률이 100%이르는 것은 물론 연휴 기간 내내 예약도 이미 완료된 상황이다. 일부 골프장은 밀려드는 예약에 대기 순번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연휴 첫날인 30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있다. 뉴시스.
황금연휴 첫날인 30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걷고 있다. 뉴시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제주를 찾은 방문객은 3만6,587명(잠정)으로, 당초 예상치인 2만4,682명을 1만2,000명 웃도는 수치다. 또한 지난해 같은 날 4만4,669명의 81.9% 수준이다. 도관광협회는 황금연휴 첫날인 30일에도 4만여명의 내국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연휴기간 전체 방문객도 당초 18만명보다 더 많은 20만명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면서 제주도 방역당국도 더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도는 이날부터 모든 입도객을 대상으로 '특별입도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특별입도절차는 14일 이내 해외방문 이력자는 물론 일반 입도객의 의심 증상과 발열 증상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도는 발열 검사의 이상 온도 기준을 기존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해 코로나19 검사 대상 범위를 최대한 넓힌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이상 온도 기준을 0.2도 낮춤으로써 증상이 미약하거나 본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열을 조금이나마 검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37.3도 이상의 발열자와 건강 이상자를 대상으로 건강기초조사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시 공항 내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안내한다.

도는 또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상당수가 렌터카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렌터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를 제출토로 했다.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의심증상시 신속한 연락과 동선 기록에 대한 협조 내용 등이 담긴다. 이는 도의 방역 지침을 사전 안내하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여행을 즉각 중단하는 동시에 가까운 상황실로 신속히 연락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한 위해서다. 서약서는 렌터카 업체가 2주 동안 보관토록 해, 향후 역학 조사가 필요한 경우 신속한 동선 파악에 활용할 계획이다.

도는 또 실내 관광지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체 이용객에 대해서도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업주가 입장을 제한토록 권고했다.

하지만 일부 숙소나 음식점, 해변 등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도민들은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오모(47)씨는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해변으로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왔는데 관광객들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어 화가 났다”며 “언론 등에서 줄곧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했지만,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저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보니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경수준으로 강화된 특별입도절차에 따라 제주를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 등은 공항과 항만에서 국경을 넘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져 달라”며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신고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지만, 증상을 숨겨 여행을 강행하고, 최종 확진판정을 받는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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