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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트남 남중국해 갈등 불똥… 하이퐁시 “구단선 모양 산책로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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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트남 남중국해 갈등 불똥… 하이퐁시 “구단선 모양 산책로 철거하라”

입력
2020.04.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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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이퐁시에 설치된 구단선(九段線) 모양의 산책로. 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 하이퐁시에 설치된 구단선(九段線) 모양의 산책로. VN익스프레스 캡처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이 중국의 구단선(九段線)과 유사한 모양의 산책로까지 철거하고 나섰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의 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할 때 사용되는 개념으로 베트남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30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하이퐁시는 최근 중국 회사인 탐 비엣(THAM VIET)이 만든 녹지대 내 구단선 모양의 산책로를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베트남 정부의 외교적 반발에 이어 지방에서까지 구단선 주장에 대한 강한 반감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하이퐁 경제자유구역 관리위원회는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대표적 논리인 구단선 주장과 닮은 산책로를 없애지 않으면 시 차원에서 직접 공원 부지를 원상 복구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구단선에 대한 베트남의 거부감은 최근 중국과의 연이은 외교 갈등으로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2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을 침몰시킨 데 이어 18일에는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ㆍ베트남명 호앙사군도)와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ㆍ베트남명 쯔엉사군도)를 각각 하이난성 싼샤시 산하 시사구와 난사구로 일방적으로 지정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이를 주권침해로 간주해 항의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까지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의 기싸움은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이 타결될 2021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2002년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해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을 채택한 바 있다. COC에는 DOC의 구속력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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