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경선… 새 원내지도부가 당 진로 결정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지난달 3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여부에 대한 결정을 사실상 차기 원내지도부에 넘겼다. 김종인 비대위를 밀어붙인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 임기 연장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를 다시 열려다 당내 반대에 가로막히자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권한을 사실상 내려놓으면서다.
이에 따라 8일로 확정된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이 매우 중요해졌다. 차기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되는 첫 원내 사령탑이다. 당분간 대표 권한대행까지 겸하는 사실상 당의 ‘원탑’이다. 당장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뿐 아니라 거대 여당을 상대로 한 원 구성 협상과 미래한국당 합당 여부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날까지 원내대표 경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의원들만 10명 안팎이다. 원내대표 유경험자이자 당내 최다선인 5선 정진석ㆍ주호영 의원과 4선 권영세ㆍ김기현ㆍ박진ㆍ이명수 의원이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3선이 되는 김태흠ㆍ유의동ㆍ장제원ㆍ조해진, 재선 김성원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당 안팎에서는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입장이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비대위냐, 조기 전당대회냐’, 비대위라면 ‘김종인이냐, 아니냐’가 당선자들이 원내대표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출마 의사를 굳힌 이명수ㆍ김태흠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리더십을 구축한 뒤 자체 혁신에 힘써야 한다는 자강파다. 장제원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가 연말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동시에 ‘강력한 혁신위원회’를 띄워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성원 의원은 “내년 3월까지 당을 개혁하고 혁신할 수 있는 혁신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세ㆍ김기현ㆍ유의동 의원은 “어떻게 해야 당을 살릴 수 있을지 당선자들이 숙의, 합의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노련함이냐, 참신함이냐’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이 위기상황인 만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중진 의원이 적합하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쇄신이 주요과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젊고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계파 대결’ 성격이 강했던 지난 몇 년간의 원내대표 경선과 이번은 판 자체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근혜와 비박근혜계 등 최근까지 당 내부를 감쌌던 계파가 와해됐을 뿐 아니라, 계파색이 거의 없는 초선 당선자가 전체 의원(84명)의 절반 가량인 40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초선 당선자들은 경선 전 주요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듣는 자리를 따로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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