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악취 난다’ 신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뉴욕주 한 장례식장 인근에서 부패한 시신이 수십 구가 실린 트럭이 발견됐다. 인근 주민이 “악취가 난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진 이 사건은 코로나19 사태로 뉴욕시가 직면한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시 브루클린 유티카애비뉴에 위치한 앤드루클래클리 장례식장 앞에 주차된 두 대의 대형 트럭 안에서 최소 4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뉴욕포스트는 장례식장 인근 주민의 말을 인용해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동안 적어도 수 주일 동안 트럭에 시신이 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NYT에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고가 고장나면서 시신이 트럭에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스뉴스와 NBC방송은 해당 트럭에는 냉동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얼음이 채워져 있었다면서 해당 장례식장 운영자가 “시신이 너무 많았다”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발견된 시신 중 몇구가 코로나19와 연관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뉴욕시에서 최소한 1만4,0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고 영안실, 장례식장, 화장장 등이 포화상태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시신이 쏟아져나오면서 이를 제때 매장하거나 화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에 일부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보관하기 위해 냉동 트럭이나 강력한 에어컨을 가동한 임시 영안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NYT는 “대낮에 뉴욕 시민의 시신이 부패해 발견된 것은 (2001년) 9ㆍ11 테러 때보다 5배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진 뉴욕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