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내 북한 전문매체의 심혈관 수술 보도로 촉발된 이 사태는 CNN이 “수술 후 위중”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이후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탈북자를 중심으로 한 유튜버들이 마구잡이로 중병설, 사망설을 계속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태영호, 지성호 등 보수 야당의 국회의원 당선자들까지 이 대열에 가세했다. 지 당선자는 북한 내부 정보라며 김정은이 “99%의 확률로 사망했다”는 말까지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련 발언도 궁금증을 부추긴다. CNN의 위중설 보도를 “부정확하다”고 했던 트럼프는 열흘 전 관련 정보를 “모른다”고 했다가 지금은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야기할 수 없다” “그저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북한 권력에 변동은 없다면서도 김정은이 “아프다”는 대만 정보 수장의 발언도 나왔다. 대북 정보 접근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런 주장이나 평가 역시 얼마나 신빙성 있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 이런 의혹을 씻거나 비상사태 발생이라는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가장 신뢰할만한 정보는 감청이나 인편을 통해 종합적으로 북한 동향을 수집하는 우리 정보 당국일 수밖에 없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통일부, 외교부는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부가 유고에 준하는 상태로 볼 정황이 없다는 것이다. “영도자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 열혈충신이 되어야 한다”는 북한 노동신문의 1일 사설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북한 지도부 급변 사태는 남북, 북미 관계는 물론 지역 안보에 끼칠 충격파가 적지 않다. 그래서 관련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정보 분석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유튜버들의 아니면 말고식 주장도 그만해야 하지만, 여론을 이끌어야 할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관련 발언도 신중해야 마땅하다. 다만, 정부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가짜뉴스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평소보다 밀도 높은 실시간 동향 파악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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