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홍준표 등 거론… 위성 교섭단체 현실화 움직임
독자 교섭단체 구성하면 공수처장 추천 등서 얻는게 많아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 없이 21대 국회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꼼수에 꼼수 얹기’라는 비판을 감수하고서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할 때 취할 수 있는 이득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1일 입장문을 통해 “형인 통합당과 한집이 되는 문제는 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책임감 있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풀이하면 당분간 합당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두고 통합당 내 이견이 워낙 커 8일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더라도 지도체제가 단기간 내 정비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합당 안팎에서는 미래한국당이 이런 통합당 상황을 구실로 들어 별도 교섭단체를 꾸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4ㆍ15 총선에서 19석을 확보한 미래한국당은 당선자 1명만 더 합류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무소속 신분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통합당 복당을 신청한 권성동 의원이 미래한국당에 합류해 원내대표를 맡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홍 전 대표의) 조기 복당에 대해 ‘원내대표 경선이나 전당대회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미래한국당은 언젠가 당연히 통합당과 합당할 것이기 때문에 미래한국당을 통해 복당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가 될 경우 통합당 계열은 공룡 여당을 상대로 한 원 구성 협상 등에서 ‘방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국회부의장 2석을 모두 가져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임위원장 직도 더 배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 가운데 야당 몫인 2명을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1명씩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경상보조금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그러나 위성정당의 교섭단체화에 대한 통합당 내 반발도 만만치 않아 실현은 미지수다. 당내 최다선(5선)이 되는 정진석 의원과 3선이 되는 장제원ㆍ하태경 의원 등은 “사실상 하나인 두 당이 원내 협상에서 조금의 이득을 얻겠다고 별도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은 소탐대실”이라며 즉각 합당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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