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봉쇄와 이동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그간 억눌렸던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시되는 데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지사는 연방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렌지카운티 내 모든 해변의 폐쇄를 명령했다. 그는 “해변에 수만 명이 몰려 서로 섞이는 건 사람들을 건강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의 심리적 안정과 정신건강을 위해 일부 해변을 개방한 뒤 수만 명이 몰려 들자 5월 첫 주말을 앞두고 일주일만에 해변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코로나19가 사라진 뒤에도 우리 해변은 남아있을 것”이라며 뉴섬 지사의 결정을 지지했다.
미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휴일인 지난달 26일 미국 내 공항 이용자는 12만8,8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선 6% 수준이지만 주요 항공사들이 운항편수를 평소의 5~10%만 운영하는 상황에선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혼잡한 상황이었다고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분석했다. 새라 넬슨 미 항공승무원협회(CWA) 회장도 “정원의 90% 정도 승객이 탑승했으며 이 중 절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5일간의 노동절 ‘황금연휴’에 돌입한 중국은 1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운영을 중단했던 베이징 자금성의 문을 3개월여만에 다시 열었다. 대신 온라인 예약을 통해 입장객을 받고, 입장객 수도 하루 5,000명으로 제한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 씨트립은 이번 연휴 동안 약 9,000만명이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씨트립은 “4월 대비 교통량과 이동 인구가 각각 353%, 282%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때아닌 장사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CNN방송은 뉴질랜드가 3단계로 봉쇄를 완화한 28일 “KFC와 맥도널드 등에 주문 순서를 기다리는 차량이 줄지어 늘어섰다”고 보도했다. 최대 도시 오클랜드의 한 패스트푸드점에는 모여든 군중을 통제할 수 없어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뉴질랜드는 현재 2미터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