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림대병원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 케이스
사진 1장 분석 10초… 진단정확성 92.5%, 전문의 95.0%
신속하게 피부암 진단 가능해 조기발견ㆍ치료 가능해져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뇌처럼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하는 기술인 ‘딥러닝’ 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피부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얼굴 사진만으로 피부암을 검출 및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환자의 얼굴 사진만으로 피부암을 직접 검출한 경우는 세계 최초이다. 김성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연구팀은 4일 AI를 이용해 조기 피부암을 진단하는 연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AI를 활용한 피부암 진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보통 AI가 환자의 전체 사진에서 병변 부위만을 잘라놓은 사진을 보고 피부암 여부를 구분하는데 그쳤다. 이에 피부과 전문의들이 AI에 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을 일일이 지목해야 됐고, 피부암과 전혀 무관한 염증성병변이나 정상 구조물에 대해 양성으로 진단하는 문제가 발생, AI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기 힘들었다. 이번 연구가 성공함에 따라 AI가 증명사진과 같은 환자 얼굴 사진에서 안면구조를 인식해 암의 위치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진단기술이 의료현장에서 조만간 사용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이 피부암 진단에 사용한 AI 기술은 ‘합성곱신경망(CNN)’이다. 합성곱신경망은 인간의 망막 구조와 유사한 신경망 알고리즘으로 현재 시각분야 연구에서 사물을 분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AI가 환자의 얼굴사진을 보고 피부암을 발견하도록 종양사진, 피부질환 및 정상 피부사진 등 약 110만장을 사전에 학습시켜 피부암으로 추정되는 병변의 위치를 검출하고 피부암 유무를 정확히 구분하도록 했다. 이어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전남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3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673명으로부터 발견된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사진 2,845장을 AI에 인식하도록 훈련시켰다.
연구팀은 AI의 진단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 피부과 전문의 13명과 AI에게 동일한 피부사진 325장을 판독하게 했다. 판독결과 전문의 민감도는 95.0%, AI의 민감도는 92.5%를 기록했다. AI는 사진 한 장을 분석하는데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민감도는 실제 질병이 있을 때 질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성환 교수는 “연구결과 AI의 진단능력이 전문의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도출됐지만 실제 진료에서 전문의는 시각 정보와 함께 환자의 병력을 종합해 진단한다”며 “AI는 대량의 환자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어 피부암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논문은 ‘합성곱신경망을 이용한 피부암 진단’이라는 제목으로 올 1월 국제 피부연구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김 교수와 함께 한승석 아이피부과 원장,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문익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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