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미국 송환을 재고해 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 강영수)에 전날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탄원서에서 “국내외 피해본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ㆍ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손씨 아버지는 “원래부터 흉악한 애가 아니라서 교도소 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 해도 징역 100년 이상 나올 것이 뻔한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 “법 집행이 끝난 재판인데 형이 적다는 이유로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내는 것은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부디 자금세탁 등을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읍소했다.
손씨 아버지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청원글에서 아들의 불우하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재차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고 했다. 이 글은 100명의 사전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공개게시판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인터넷 주소(URL) 방식으로는 볼 수 있다.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ㆍ9개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선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결과는 심리 후 2개월 안에 나올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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