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에는 모두 교회에 가자.”
개신교계가 ‘현장 예배 완전 복귀’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판단해서다. ‘디데이’(D-Day)는 5월 마지막 일요일인 31일이다.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는 8일 “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하고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을 정한 건 생활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한동안 온라인 예배로 진행됐던 예배를 예배당 예배로 다시 전환한다는 의미”라며 “아울러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상황에 자율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이 흩어진 신도들의 신앙심을 회복시키고 교회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부 움직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교계의 단호한 의지를 드러내는 기회가 되리라는 게 한교총 생각이다. 한교총 사회정책위원장인 소강석 목사는 “한국 교회는 예고 없이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국민 여론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온라인 예배 전환과 오프라인 예배의 축소ㆍ중지’라는 사상 초유의 경험을 했다”며 “상황이 진정돼가고 있는 만큼 디데이를 정해 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고 예배를 회복해 흩어진 성도들의 마음을 응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교총은 30개 회원 교단 산하 교회 5만4,000여곳에 목회서신으로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31일은 부활절 이후 50일째 되는 날인 성령강림 주일로, 개신교는 성령강림을 통해 교회가 시작됐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전 현장 예배의 모습으로 교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현장 예배로 돌아가겠다는 교회의 의지는 충분하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교인 1,000명 이상 교회 412곳을 대상으로 주일 예배 형태를 조사해 4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3일 이들 교회의 94%가량이 현장 예배로 복귀하거나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병행했다. 하지만 참석자 간 거리 두기 등으로 현장 예배 참석률은 코로나 이전의 20%대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명목상 현장 예배 복귀가 완전히 이뤄져도 실질적으로는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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