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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 탓 늘어난 ‘온라인 장례’ 미국 새 문화로 자리 잡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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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 탓 늘어난 ‘온라인 장례’ 미국 새 문화로 자리 잡을 듯

입력
2020.05.10 14:21
수정
2020.05.10 19: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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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거리 두기로 61% 증가

업체마다 회원 4~5배씩 늘어

미국 한 가정에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 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한 가정에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 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 장례업체’가 고속 성장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일반화하면서 장례식에 대거 참여할 수 없는 환경 탓이 크지만, 감염병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인터넷에 기반한 장례문화가 정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에 기반을 둔 장례업체 랜턴의 경우 지난달 온라인 장례 서비스 건수가 전달에 비해 61% 증가했다. 보스턴에 위치한 케이크도 온라인 장례식을 계획하는 회원수가 5배 늘었고, 뉴욕 브루클린의 게더링어스는 고객 수요가 폭증하면서 직원을 5배 정도 더 뽑았다. 온라인 장례업체마다 회원수가 4~5배 급증하고 실제 서비스 제공 건수도 2배 이상 늘고 있는 추세다. 랜턴 공동 창업주 리즈 에디는 신문에 “우리의 예측이 초고속으로 현실화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장례식은 장지에서 진행되는 매장 절차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동안 예식 참석자들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으로 대화를 나누며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이다. 업체들은 고인의 평소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슬라이드쇼로 보여주고 가족들이 선별한 음악을 틀어주면서 여러 방법을 동원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온라인 장례식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죽음을 기리는 엄숙한 의식을 인터넷으로 중계한다는 거부감에 서비스 이용객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동 제한과 자가 격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례식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장례식은 고인을 외롭지 않게 보내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됐다. 대다수 주(州)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는 아예 직계 가족만 장례식에 참석하도록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최근 할머니 타계 후 부모님을 설득해 온라인 장례식을 치른 프레흐만씨는 “온라인으로 모두가 참여해 할머니를 떠나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광풍이 수그러들더라도 온라인 장례식은 전통 장례식을 보완하는 형태로 계속 뿌리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형 장례업체들도 온라인 기술을 도입해 오프라인 장례식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미장례협회 워커 포지 대변인은 “장례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 새로운 흐름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기술이 슬픔에 잠긴 가족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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