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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에 국민 여론 가감 없이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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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에 국민 여론 가감 없이 전달해야”

입력
2020.05.11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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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청와대 참모 10인 국정운영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배석자는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배석자는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연합뉴스

“대통령 임기 후의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지금의 성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언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3년인 10일을 맞아 이전 정부 청와대 참모 10인이 현직 청와대 참모들에게 당부한 핵심이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조기 레임덕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자칫 오만과 독선으로 흐를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하라는 취지에서다.

먼저 전직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국민 여론을 직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명박 정부)은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일이 많아진다”며 “그것이 발전하면 농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임기 말에 대통령이 ‘국정을 다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만큼 직언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김대중 정부)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면 국민을 직접 상대할 기회가 없어 상황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며 “참모들이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모들이 전면에 나서기 보다 ‘소리 없는’ 보좌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승용 전 홍보수석(노무현 정부)은 “참모는 눈과 귀만 있고, 입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보이지 않게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강석훈 전 경제수석(박근혜 정부)은 “이 정부에서 청와대 참모가 직접 나서서 정책을 결정하고 홍보하는 것은 엄정한 잣대로 따지면 헌법유린이자 권한남용”이라며 “모든 의사결정을 하면 그 결과를 해당 부처 장관이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후반 내부 기강 단속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았다. 조기숙 전 홍보수석(노무현 정부)은 “참모들은 사심을 버리고 이해관계 충돌에 주의해야 한다”며 “이는 ‘불법을 저지르지 말자’는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도 “중간에 인사안을 짜고 심부름을 하는 게 다 수석이나 비서관을 통한다”며 “참모들이 정신 못 차리고 비리에 빠지면 모두 대통령에게 돌아온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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