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풀지 않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은 출근을 하고 있으나 외국계 IT기업들은 아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심하기에 이르다고 보고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IT기업들은 현지 상황까지 감안해 재택근무 연장을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코리아는 당초 이달 말까지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었으나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고 한국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재택근무가 연장될 수 있다”며 “부인이 의사인 마크 저커버그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재택근무 중이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본사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세계 지사들이 재택근무를 계속하며 이 기간에 구글의 ‘행아웃’ 등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전세계 업무를 진행한다. 애플과 공동 개발하는 코로나19 접촉자 추적 기술은 다음달에 각국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API)를 제공해 공유할 방침이다.
어도비코리아도 재택근무를 풀지 않는다. 어도비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재택근무에 기한을 두지 않았다”며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본사와 업무를 본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미국 본사 및 한국지사 임원들이 ‘코로나 우울증’을 막기 위해 게시판과 이메일을 통해 각종 팁을 수시로 공유하며 직원들을 챙기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선 스웨덴에 본사가 있는 오디오북 업체 스토리텔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은 “이달 중반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이후 각국 사정에 따라 자율 출퇴근제로 전환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유연하게 재택근무와 자율출근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스토리텔은 모든 단체 활동을 취소하고 코로나 우울증을 막기 위한 직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박 지사장은 “9월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개국 지사 관계자들이 모이는 회의는 취소됐다”며 “직원들과 소통을 늘리기 위해 인트라넷에서 매주 한 번씩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하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중국계인 한국화웨이는 지난 6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중국 심천에 위치한 본사가 지난달 하순에 출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부서장 재량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출근을 한 부서도 있으나 전체 출근은 6일부터 재개했다”며 “중국 본사도 허베이성 우한 지역을 제외하고 출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화웨이도 지역간 왕래를 제한한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위링크’라는 원격근무 시스템을 이용해 각국 지사와 소통하며 온라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대외 교류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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