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검사 받지 않으면 벌금 200만원 부과할 수도
경찰, 카드ㆍ휴대폰 내역 확보해 클럽 방문자 추적
연락이 닿지 않는 ‘이태원 클럽’ 출입자들을 추적하겠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온 직후 서울 용산구 선별진료소가 북새통을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인근의 용산구보건소와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선별진료소는 지난 주말에 이어 11일 오전까지도 크게 붐비지 않았다. 그런데 정오를 넘기면서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젊은이와 외국인들이 많아졌고 오후 1시경에는 100여명 이상이 길게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렸다. 검사 희망자가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이태원 클럽 출입자들의 소재를 찾는 데 2,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경찰청의 발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5,517명 중 3,112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클럽의 특성상 출입 당시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많고 신분 노출을 꺼려 검사 자체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용산구청으로부터 클럽 방문자들의 소재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단 카드 사용 내역과 휴대폰 기지국 접속자 명단을 확보하고, 이 방법도 여의치 않으면 폐쇄회로TV를 활용한 탐문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낮 12시경 속보를 통해 전해졌다.
박원순 시장도 이날 오전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이태원 클럽 관련한 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검사를 받기를 (당국은) 원하지만 동시에 강제적 조치도 병행해서 취할 수 밖에 없다”며 “만약 이태원 클럽에 다녀갔는데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이 밝혀지면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용산구보건소와 순천향대 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는 마스크를 쓴 채 반바지와 슬리퍼 등 편안한 차림을 한 2~30대의 젊은이들이 검사를 받았다. 일부는 대기 중 긴장을 풀기 위해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었고 대기자 중엔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총 86명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1명, 경기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과 제주 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태원 유흥 시설을 방문하신 분들께서는 오늘, 내일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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