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들은 ‘아무리 조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자체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나는 건강하다’는 믿음도 강해 다중시설 이용자제 실천 비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부터 한국리서치에서 전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4차례 실시한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 결과와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연구원과 공동 실시한 18세이상 서울시민 813명을 조사한 결과를 종합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서 20대는 자신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감염이 불러올 피해의 심각성은 지속적으로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 조사에서 20대는 전체 연령대 평균(12.5%)보다 높은 비율(14.8%)로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서울시민 조사에서도 30대(14.1%)에 이어 가장 높게(10.5%) 자신의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내다봤다. 반면 ‘내 감염의 심각성’ 에 대해 30대(75.2%)가 60대(81.3%)에 이어 가장 높은 비율로 긍정한 반면, 20대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66.4%) 비율로 동의했다.
‘내가 감염되냐 마느냐는 어느 정도는 운이다’와 같은 운명론적 인식이 반영된 질문에는 20대 응답자의 53.9%, 30대 응답자의 62.4%가 ‘그렇다’고 답했다. ‘내 건강상태가 좋다’고 답한 서울시민 20대는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비율(69.7%)이 높았다.
이처럼 ‘어차피 신종 코로나 감염은 막을 수 없겠지만 나는 건강하다’는 20대의 인식은 다중시설 이용자제와 같은 방역당국 지침 실천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조사에서는 20대 응답자의 24.3%만이 ‘다중시설 이용을 항상 자제한다’고 응답했다. 부모 세대인 60대(54.7%)와 50대(47.9%)의 절반 가량이자 사회 활동이 활발한 40대(45.4%)와 30대(35.6%)와 비교해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청년층에 차별화된 위험소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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