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한 최종훈은 징역 5년→2년6월로 줄어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담은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31)이 2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수사단계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 합의도 없었지만 재판부는 정씨의 ‘진지한 반성’을 이유로 형량을 낮췄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윤종구)는 12일 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상 특수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30)씨에게는 징역 2년6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한 두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이수 등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정씨에게 징역 6년, 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감형 사유로 진지한 반성을, 최씨의 경우 피해자와의 합의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씨에 대해서는 피해자 합의가 없긴 하지만 “본인 행위를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취지의 자료를 낸 점, 다른 피고인들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 등을 참작해 형량을 대폭 낮추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휴대폰 등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능력이 없다는 피고인 측 주장은 기각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불법촬영물을 주고 받았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내용은 실제 원본이 없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단톡방에서 공유된 불법촬영 영상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정씨와 최씨는 2015년과 2016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등이 참여한 카톡방 등을 통해 총 11차례 지인들에게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6년에는 강원 홍천군과 대구에서 집단 성폭행을 한 혐의도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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