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일부지역 조기 해제 기자회견
한국의 나이트클럽 집단감염 사례 언급
독일ㆍ싱가포르도 반면교사로 소개
재발 시 정치적 책임 묻자 에둘러 피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전국에 발령했던 긴급사태 선언과 관련해 도쿄 등을 제외한 39개 지역에서 조기 해제를 발표했다. 긴급사태 해제 후에도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을 포함해 독일, 싱가포르를 사례로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7개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중 39개 지역의 조기 해제한 배경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일상을 위한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어떤 지침도 감염 위험을 제로(0)로 할 수는 없다”며 “선언이 해제된 후에도 우리 주변에 바이러스가 확실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순간의 방심으로 감염 확산이 재발한 사례로 일본에선 제2 유행이 발생한 홋카이도, 해외에선 독일, 싱가포르, 한국을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독일에서도 행동 제한을 완화한 직후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서 다시 도시 봉쇄를 해야 했던 지역이 있다”며 “당초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했다고 한 싱가포르에서도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지난주 나이트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신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방심하는 순간 감염은 단번에 확산된다”며 “모든 것을 예전으로 돌리는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감염은 확산된다. 이게 바이러스의 가장 위험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노력을 헛되지 않도록 해제된 지역 모든 분들에게 부탁 드린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제2 유행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 해제 지역에 경각심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안일한 정부 대응이 비판을 받을 당시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이 참고사례로 한국을 거론할 때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아베 총리가 한국 등을 반면교사로 거론한 셈이다.
그는 이번 해제 발표 후 감염이 재발해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하게 될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는 “내 책임은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생활과 고용을 지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러한 책임을 다할 결의와 각오를 갖고 있다”는 말로 피해갔다. 또 다수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청법 개정에 대해서도 “이번 개정으로 삼권분립이 침해되지 않고 자의적 인사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단언한다”고 주장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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