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ㆍ12번째 검사 ‘음성’… 포항의료원 현수막에 꽃다발 “경사”
104세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최상분 할머니가 입원 두 달여 만에 완치돼 퇴원했다.
15일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이날 열두 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최종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할머니는 지난 11일 아홉 번째 검사에서 처음으로 음성이 나왔으나 열 번째 양성, 열한 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추가 검사를 받았다.
포항의료원은 환자가 고령인데다 퇴원 후 재확진되는 사례가 빈번해 열두 번째 검사를 통해 음성을 확인한 후 완치 판정을 내렸다.
포항의료원 직원들은 이날 최 할머니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국내 최고령 확진자 104세 할머니 완치 퇴원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라고 쓴 현수막도 내걸었다.
최 할머니는 이날 퇴원 후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으로 돌아갔다.
최 할머니는 지난 3월 10일 서린요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입원 초기 체온이 38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고, 폐렴 증세도 보였다. 염증 수치가 호전되는가 싶다가도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했다. 혼자 거동할 수 없는 할머니는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고 오랜 요양원 생활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으며 경미한 치매 증세도 있어 집중 관리가 필요했다.
최 할머니는 20, 30대 젊은 환자도 힘들어 하는데도 의료진을 대할 때마다 꽃처럼 환하게 웃고 명랑해 ‘꽃님이 할머니’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수가 줄고 우울증세를 보였다. 주치의와 간호사ㆍ간호조무사들은 24시간 3교대로 곁을 살피고 말을 걸면서 치료에 몰두했다. 할머니 귀가 어두운데 방호복을 입고 이야기를 나눠야 해 손짓 발짓으로 소통해야 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새벽에도 몸을 돌려 눕히고 수시로 대소변을 받아냈다.
최 할머니의 상태는 입원 한 달쯤인 지난달 중순부터 크게 호전됐다. 염증 수치와 체온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중 관리에도 코로나19 검사에서 계속 양성이 나왔고, 의료진은 묵묵히 치료를 이어나갔다. 8일 어버이날에는 가족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선물하며 할머니를 응원했다.
김경례 포항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후 오늘이 포항의료원에서 가장 기쁜 날”이라며 “할머니께서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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