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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부친이 관리한 위안부 쉼터, 정대협 MT장소로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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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부친이 관리한 위안부 쉼터, 정대협 MT장소로 이용

입력
2020.05.17 13:37
수정
2020.05.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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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자리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대문이 14일 굳게 잠겨 있다. 이 쉼터는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 일반인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영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자리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대문이 14일 굳게 잠겨 있다. 이 쉼터는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 일반인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영훈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의 전신)가 기부금으로 매입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 정의연 관계자들의 별장처럼 사용됐다는 정황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정대협에 따르면 문제가 된 쉼터는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정대협에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일대에 지은 건물이다. 당초 정대협은 이를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2013년 개관 후 7년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곳에 거주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마을 이장을 지낸 박모씨는 “할머니 없이 정대협 직원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달에 한 번 꼴로 오가는 것을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신 정대협은 이 쉼터를 워크숍 등을 위한 별장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는 지난 2016년 5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쉼터에서 술자리를 갖는 사진을 올리며 ‘오늘 밤만은 회의는 내려놓고 이대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자’라는 글을 올렸다. 외부 단체에도 대관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 2일 수련회를 가졌으며, 시민단체 경기주권연대는 지난해 8월 이곳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한 포털 블로그에는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며 이 쉼터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 한 네티즌이 댓글로 펜션의 위치를 묻자 글쓴이는 윤 전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를 답글로 달기도 했다.

2016년 5월 윤미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 쉼터에서 워크숍을 가진 뒤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2016년 5월 윤미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 쉼터에서 워크숍을 가진 뒤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쉼터를 윤 당선인의 부친인 윤모씨가 거의 상주하며 관리해온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자 쉼터가 생겼을 때부터 윤씨는 쉼터 뒤편 컨테이너 박스에서 머물며 쉼터 관리를 도맡았다. 주민 강모씨는 “윤씨가 쉼터 정원을 가꾸고 주변을 청소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면서 “가끔 쉼터에 없을 때면 수원에 있는 가족의 집에서 지낸다는 말을 듣곤 했다”고 전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전 대표의 부친은 쉼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총 7,580만원을 받았다.

논란에 대해 정의연은 보도자료를 통해 “힐링센터는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 목적 이외에,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알리고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위한 미래세대의 교육과 활동지원의 공간이기도 하였다”면서 “기지촌 할머니와의 만남의 장, 정대협 자원활동가와 함께하는 모임 등이 진행됐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 단체가 쉼터를 사용한 시기나 목적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할머니들이 쉼터에 거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수요시위 참가, 증언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고 밝혔으며, 부친에게 쉼터 관리를 맡긴 것에 대해서도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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