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5 총선에 불출마했거나 낙선한 여야 중진들이 20대 국회가 종료되는 이달 말 여의도를 떠난다. ‘몸’은 현실 정치를 등지지만, 이들의 ‘눈’은 정치권을 맴돌 듯하다.
여야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각 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할 전망이다. 대구에서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권 도전에 앞서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이다. 그는 대권 경쟁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당내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서울 종로를 거점 삼아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17일 “최근 황 대표가 총선 당선자와 낙선자들에 두루 전화를 돌리고 만날 약속을 잡는 등 몸을 풀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대선 재도전 의사를 누누이 밝혀 온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코로나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대선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총선 패배로 국회를 떠나는 나경원 통합당 의원은 2022년 서울시장 선거 재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통합당 안팎에서는 나 의원이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에 사무실을 두고 선거캠프로 활용할 생각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다만 나 의원은 “지금은 성찰과 고민의 시기”라고 말을 아끼며 “동작에 서재를 꾸리려 한다”고 했다. 3선을 끝으로 금배지를 반납하는 김영춘 민주당 의원과 김세연 통합당 의원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오르내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나 김무성ㆍ정병국 통합당 의원 등은 본인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인재 발굴에 방점을 찍고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마련한 김 의원은 본보 인터뷰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교장을 맡고 있는 청년정치학교에서 청년 정치인 양성에 힘을 보태는 한편, 정치ㆍ정책 분야 원로들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싱크탱크 설립을 구상 중이다. 정 의원은 “청년정치학교를 시민정치학교로 확장해 능력 있는 인재들을 끌어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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