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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빠지게 기다리는 ‘코로나19 백신’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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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빠지게 기다리는 ‘코로나19 백신’ 희망이 보인다

입력
2020.05.19 21:30
수정
2020.05.19 22:3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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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닐 브라우닝이 시애틀 소재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건강연구소에서 백신 후보물질을 맞고 있다. 시애틀=AP 연합뉴스
지난 3월 16일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닐 브라우닝이 시애틀 소재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건강연구소에서 백신 후보물질을 맞고 있다. 시애틀=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지구촌이 지금 바라는 건 단 하나, 백신 개발이다. 바이러스를 완벽히 통제해야 일상이 가능해지고 경제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그 희망이 보였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1차 임상시험 결과에서 “전원 항체 형성”이란 일보 전진을 이뤄낸 것이다. 유럽ㆍ중국에서도 앞다퉈 백신 개발 성과가 엿보이면서 ‘코로나19 정복’의 꿈이 영글고 있다. 물론 상용화까지 지난한 시험 과정과 변수가 돌출하는 백신 개발의 특성상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더나는 1차 임상에서 자사 백신 후보 ‘mRNA-1273’를 참가자 45명에게 투여했으며 이중 8명을 우선 검사한 결과, 전원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이날 밝혔다. 모더나는 조만간 2차, 7월부터 3차 임상 단계에 돌입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백신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백신 희소식에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3.58% 오르는 등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등으로 화답했다. 성영철 제넥신 대표는 “참가자 일부이긴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만큼의 중화항체가 생긴 건 의미가 있다”며 긍정 평가했다.

치열한 경쟁은 코로나19 백신 탄생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전 세계에서 110개 백신 후보 물질이 연구되고 있으며, 8건이 임상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이 4건, 미국은 모더나·이노비오 2건, 영국 옥스퍼드대, 미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텍·중국 푸싱의약 공동연구팀 등이다. 이 가운데 모더나가 1차 결과, 그것도 긍정적인 신호를 처음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출시 레이스에 불을 당긴 것이다.

중국도 뒤질세라 백신 ‘속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있다. 특히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과학원과 공동 연구 중인 제약회사 칸시노 바이오로직스가 가장 이른 개발에 근접한 후보로 꼽힌다. 현재 1·2차 임상시험을 동시 진행 중인 이 업체 역시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최근 올 여름 안에 옥스퍼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의 효능이 입증되면 자국민 3,000만명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한편에선 전 세계인을 소비자로 둔, 이른바 ‘대박’이 보장된 코로나19 백신 과열 경쟁을 자제하자는 자성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미 CNBC방송은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연구가 ‘국제 군비 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날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백신은 세계적 공공재”라고 강조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일제히 연대와 협력을 외쳤다.

“벌써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최종 백신 완성까지는 여러 기술적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남재환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모더나 임상 결과에 대해 “효능과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공식 논문 등 상세한 데이터가 공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체가 개발 중인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이 아니라 그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RNA)를 주입하는 방식인데, 이런 유전자 백신은 아직 상용화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안정성을 보장할 자료가 많지 않은 만큼, 2ㆍ3차 임상시험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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