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외 환경 예측 어려워
목표 달성 부담 줄여야… 안정ㆍ고용이 중요
사상 초유의 사태…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
중국이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업무보고에 나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장황한 설명을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중국이 겪는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리 총리는 올해 중국의 주요 경제과제로 △900만개 도시 일자리 제공 △소비자물가지수(CPI) 3.5% 유지 △보다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수출입 통한 국제수지 균형 △경제성장에 발맞춘 개인소득 증대 △농촌의 빈곤 퇴치 △금융 위험요인 효과적인 예방과 통제 △GDP 대비 에너지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 감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완성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쏙 빠졌다.
이에 리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세계 경제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성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성장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 않아야 6대 전선의 안정과 6대 분야의 안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번영사회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6대 전선은 △고용 △금융 △대외무역 △외국인 투자 △국내 투자 △기대심리, 6대 분야는 △직업 안정성 △기본 생활 수요 △시장 주체간 상호작용 △음식ㆍ에너지 안보 △안정적인 생산 공급 △정부 기층조직의 기능을 일컫는다.
리 총리는 “고용 안정과 삶의 질, 빈곤 퇴치, 소비 활성화, 위험 방지를 위한 노력 등이 경제성장의 기반”이라면서 “외부 충격에 대응하고 경제의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그 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수치를 앞세워 양적 성장에 치중하던 과거와 달리 고용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기조 속에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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